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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5일 일요일

오십천: 사양지심은 예지단이요, 측은지심은 인지단이라

네 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우리 고향에는 오십천이라는 작지만 긴 내가 흐르고 있다.
백 내도 아니고 오십내라니, 뭐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아무리 생각해 보고 물어보고 검색도 해 봤지만 알려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어느 날 김부식이 쓴 3국사기를 읽다가 이사부와 거칠부 두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두 사람 모두 문과 무를 두루 갖춘 훌륭한 장수라고 한다. 
여하튼 걸걸한 장부라고 할까?
(두 장수는 이름이 비슷하여 혹시 같은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그러나 저러나 이사부나 거칠부 아무리 보아도, 이름이 한자로 쓰여 있지만 한자말이 아닌 우리말 같은 생각이 들었다.
거칠부는 거칠’황’자를 써서 황종이라고도 하니 거친남자라고 추정할 수 있으나,
이사부는 전혀 우리말 같지 않다.
이리저리하다가 이사부의 마지막 글자 지아비’부’자가 부>우>오로 변하고
‘이’자 다음 ‘사’를 사이시옷[ㅅ]으로 하고, 따라서 이+ㅅ+오 로 붙여 읽으면 ‘이소’(50)가 된다.
마침내 이사부는 이소(50)가 되고 아주 빼어난 (헌헌)장부가 된다.
자 그러면 위에서 말한 걸걸한 장부를, 천몇백년전 한자밖에 없었던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어떻게 표기할 수 있었을까요?
(그 시절 이래 일본에는 사천 여 개에 달하는 시노래를 뫃은 ㅁㅇㅈ(마하모이?)이 전해지고 있다.)
‘어’소리도 없고 받침도 전혀 없는 부드러운 소리마디말에 익숙해 있으니까,  ‘고ㄹ고ㄹ’라고 쓰지 않았을까요?
(물론 ㄹ받침이 없으니 ‘루’나 ‘로’ 중에 소리 내기 보다 쉬운 ‘로’자로 썼겠지요.)
그러고 보니 골골 앓고 있는 사람이 생각나고, 그것을 기억하기 위해 츠근츠근
(물론 한자로 측은측은)이라고 썼죠.
다시 말하면 걸걸[짓시늉말]을 표기하기 위하여 골골[소리시늉말]을 추출하고,
측은지심의 측은을 찾아내어 측은측은을 도출하게 된 것입니다.